20년 10월기

5일
연휴 끝.

6일
근자 꿈자리가 왜 이런지.

7일
~에 대한 이해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변화는 어렵다 어쩌구, 그것이 바로 변화를 어렵게 하는 종류의 이해 방식이다.
'내가 욕하는 것과 같아지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은 대체로 적절치 않은 생각이고, 그보다는 대상으로부터 발견한 나의 어떤 면모를 선제적으로 욕하고 있는 것이다. ㅇㅇ에 대한 욕의 이면에는 나는 다르다는 비밀스런 주장이 숨겨져 있다. 물론이다. 주장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주장하는 것이다. 가만히 있다가는 내게도 그와 같은 면모가 있으리라 꼼짝없이 여겨질 것 같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로부터 무슨 인간의 허위의식 어쩌고 그런 얘기로 이어나가면 아주 재미없고 하잘것없는 말이 되어 버리고,) 그런 의미에서 ㅇㅇ에 대한 욕은 '저는 앞으로 그러지 않겠습니다' 하는 순박한 선언이기도 한데, 아무것도 욕하지 않는 새끼, 그 새끼를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만물 만사의 옹호자가 되어야 한다. 만약 조심히 대해지는 뭔가가 되고 싶다면. 그런데 만약 우리가, 만사만물에 대한 규탄자가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취급될 것인가? 우리는 으스러질 것이다. 의도와는 달리. 모든 것을 규탄하고도 싶고(당연히 우리는 그래야만 한다), 동시에 조심히 대해져야만 하는(아니라면 이런 얘기를 쓸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렇다면 대체 어떡하란 말인가? 입으로는 옹호하고 몸으로는 규탄? 또는 그 반대로?
우리 계급이 어떤... '분석'의 대상이 되는 거 언제나 극도로 불쾌한 일이다. 부르자지새끼들이나 분석해 봐라. 분석될 필요가 있는 건 분명히 그쪽이다. 그들은 오직 상연되기만 하는데, 문제가 있는 쪽이 분석되어야 하지 않은가? 우리 계급이 상연되는 방식: 분석의 대상(직관적으로는 별로 이해되지 않는 존재). 개넌 콘텐츠에 대한 나의 불쾌감도 거기에 있다. 우리를 이해시키기 위해선 보여줘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해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죽창 한 방이면 뭐든 단박에 이해가 될 텐데.

8일
엉망진창의 낙태죄 개정안. 정꿘의 명운을 걸고 지켜낸 검찰개혁(아직 하고 있는 중이라는 듯?)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 퇴임 후 쟁니의 신변 안전. 느그당 20년 집권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 쟁니의 안전 이승탈출(그 외 현행 유지). 인간의 수명이 유한한 데 감사... 한편 보건교사 안은영 시청. 재밌음. 퇴근하다가 신경숙 생각이 불쑥. 경숙에겐 잘못이 없다. 죄가 있다면 재산이 많다는 것뿐.

9일
한글날. 어머니의 공인인증서 관계로 아침부터 인천행. 아버지와 근처 무슨 유명한 맛집에서 점심. 별것도 아닌 게 너무 비쌈. 저녁엔 결혼하는 두 후배 록담 일권과 만나 얻어먹음. 노래를 불러 주기로. 한편 삼성맨한테 소리 지른 류호정. 그러면 안 된다. 정치는 연극 상연이 아니다. 소리를 질러 뭘 되게 하려면 예술을 해야지.

10일
캐치볼하고 강동원.

11일
연구회원들과 함께 하남의 미니카경기장 방문. 올림픽공원 밤산책.

12일
괴롭기 짝이 없는 교정의 길. 사고가 나리라곤 상상도 못한 데서 사고. 마땅히 상상했어야 했지만 괴롭다. 틀린 건 틀린 거, 이미 된 인쇄는 어쩔 수 없다... 봐야 할 교정은 계속 있다 공황에 빠질 틈이 없다... 내 안의 싸이코패스 깨워서 내 안의 공황맨 제압하기. 호준 님이 보내준 시집 도착.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

13일
살기 싫음.

16일
독감 주사.

17일
캐치볼하고 한아네서 오버쿡트2. 오는 길에 지하철에 돗자리(+지갑)를 놓고 내렸다. 역에서 나와 올라가다가 깨닫고 역무실로 달려가서 내린 위치와 전철 시간을 알림... 다행히 찾았다.

18일
잠실새내로 돗자리(+지갑) 찾으러 가서 받아옴. 합정 북킷에서 TRPG. 한아네서 오버쿡트2.

20일
지하철 한 정거장을 더 가 합정까지 갔다. 버스로 갈아타 출근. 지각.

22일
미니사구 가방을 들고 출근, 망원에 들러 3대 챙겨 타미야로. 9시 30분까지 혼자 놀다가 망원에 짐을 놓고 귀가.

23일
퇴근 후 민주노총 파워업스토어에 들름.

24일
캐치볼. 찬바람 탓에 얼른 한아네로 들어감. 케잌을 사서 철용의 생일을 축하. 오버쿡트2. 막걸리와 전. 나훈아 콘서트를 보려고 했지만 유에스비가 터져서 실패. 육전 골뱅이소면... 재밌는 하루.

25일
구관조씻기기 모임 참관. 멋대로 매니저 자임. 아를이 부르는 종막 이후에 감동 및 영광. 모임 종료 후 또 다같이 파워업스토어 구경. 반가운 후배 둘을 만나고 헤어짐. 연락하라고 했는데 내 연락처가 그 친구들에게 있는지 모르겠음. 구경 후에 하하에서 중국음식.

28일
지난달 못 쓴 월차. 망원 집으로 전철 타고 짐 옮김. 새로 생긴 돈까스 집이 참 맛있었다. 신경 쓰이는 일이 바투 붙어 있어 힘이 나질 않음.

30일
내 생각은 이렇다. 사회 구성원이라면 사회 유지를 위한 필수 노동(쓰레기수거 등등)에 한 번씩은 다 참여해 봐야만 한다. 직접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견학 프로그램의 강화는 필연적이다. 궁극적으로는... 만인에게 사회에 동원되는 시간이 주어져야 맞다. 물론 이러한 이상의 헬적화된 버전들(현장학습, 봉사활동, 아르바이트, 군복무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취업)을 우리는 겪어 오고 있는데, 즉 역사적 노동해방의 어떤 측면은 유산계급(달리 말해 모든 이)에게 노동을 강제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옛날의 그 유명한 말은 실로는 능력에 따라 '일하고'에 방점이 찍혀 있는 셈이다. 일을 하여튼 해야 된다는 뜻. 필요에 따라 분배받는다는 건? 그리고 그들의 '필요'가 제한되리란 뜻이다.

31일
수희 어머니와 한정식집에서 만남. 엄청난 부담감... 참으로 긴장되고 어려운 자리였다.